박미경[알바니아]2013.12.25.

샬롬, 사랑하는 동역자님들!
지난 한 해동안도 함께 달려주심을 먼저 감사 드립니다.
시간이 참으로 화살과 같이 지나갑니다. 엊그제 새해를 맞은 듯한데 벌써 일년을 마감하는 시점에 오게 되었네요. 한결같이 기도와 물질과 여러 모양의 응원으로 함께 해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요즘은 여호수아를 묵상하고 있는데 하나님이 얼마나 신실하게 당신의 약속을 이루어가시는지, 얼마나 귀한 하나님의 일꾼들이 마지막까지 약속하신 것들을 이루기 위해 선한 싸움을 싸워가고 있는지를 다시 되새겨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갈렙의 열정을 묵상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노년에도 끊이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자신 앞에 맡겨진 일들을 이루어갈 수 있을까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갈렙은 약속에 분명했고 정탐꾼으로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에 파견을 받았을 때 경험한 하나님을 결코 잊지 않고 40년 넘는 긴 시간의 가나안 정복 여정 가운데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몸소 경험하고 약속을 끝없이 되새김질하며 한 전쟁 한 전쟁 나아갔을 것 같아요. 저도 갈렙의 삶을 묵상하면서 제 삶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치열하였던 전쟁도 이제는 거의 막바지에 달하고 이제는 좀 쉴 만하다고 느껴지는 때에 갈렙은 남은 산지를 달라고 하며 또 싸움의 현장으로 달려가기를 자처했는데 지금의 제 모습도 그런 싸움의 장으로 자처하며 달려가야 할 시: 기임을 생각해봅니다.
이제 벌써 알바니아에 온지도 14년을 지나가고 어느 정도 치열했다면 치열했던 전쟁과 같은 것도 지나가고 안정시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 시기에 하나님은 다시 한번 제게 갈렙처럼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라고 고백하며 주님의 마음으로 다시 달려가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전쟁의 양상은 어쩌면 이전과 다를 수 있고 취해야 할 땅도 어쩌면 다른 상황일 지 모르나 여전히 동일한 것은 약속을 믿고 충성스럽게 전쟁터에 선 다는 것입니다. 이제 돌아와 다시 자리잡은 나의 싸움의 장에서 저도 바울처럼 선한 싸움을 싸우러 달려가려 합니다.
좀 길었던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에는 예상치 못했던 재적응 어려움이라는 것이 제게도 찾아왔습니다. 계속 알바니아에 왔었고 이제 언어도 문화도 어느 정도 알아서 오히려 알바니아가 더 편한 곳이 되어버렸는데도 다시 돌아왔을 때는 다시 제 자리를 찾는데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방학 때 잠시 왔다가 가던 것과는 다른, 이제 돌아와 다시 이 땅에 정착하며 살며 달려가야 하는 것은 처음 이곳을 찾아왔을 때와 비슷하게 정착하고 적응해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언어를 새로 배우거나 문화를 새로 배우는 것과 같은 재적응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바뀌어진 상황들, 사역과 바뀌어진 알바니아의 교회 상황과 선교의 현주소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다시 배워가고 알아가고 어디에 어떻게 서서 싸워야 할 것인가, 나는 어디에서 벽을 보수하고 쌓아 올려야 하는가 등등의 문제였습니다.
저희는 지난 2010년에 교회를 완전히 알바니아 현지인 사역자에게 이양하고 이제 새로운 사역을 위해 뛰어야 하는 시기이기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의 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현지인 목회자들을 만나서 지금 현지 상황을 듣고 이전에 했던 사역이 지금 어떻게 되어져 가고 있는지 듣는 것 이었고 또 현지인 사역자들을 멘토링하는 것과 또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다른 목회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듣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섬길 수 있는 모든 부분은 섬길 수 있도록 두 손을 펼치고 누구든지 필요를 호소하는 자들에게 나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투자하신 것들을 사용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해서 많은 계획을 세우고 나가기 보다는 그 때 그 때 주어지는 일에 무조건 “예스!”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단순하게 이끄는 대로 가는 것이 저의 삶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저곳에서 요청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갑니다. 여성모임, 멘토링, 거리청소,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교제의 시간들… 특별히 짜여진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현재로는 그러나 이모저모로 하나님은 저를 바쁘게 하십니다. 부족한 저를 사용하심이 감사합니다.
여러 분들의 기도와 격려로 2년 반 동안의 무디에서의 신학 공부는 잘 마치고 지난 5월에 감격스럽게 졸업식을 했습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신실하심과 나의 무력함이 오히려 자랑이 될 수 있음을, 나의 부족함과 무력함이 하나님의 일에 핑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배우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은 분명히 이루신다는 것도 다시 한번 경험하는 시간이었고 그 과정 안에 필요한 것은 당신이 다 공급하신다는 것도 몸소 보여주신 시간들이었습니다. 귀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존경하는 교수님들의 가르침과 삶을 통해 많은 것들을 실질적으로 배우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지난 12월에 알바니아로 돌아왔으나 일년 동안 참 많은 움직임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준비작업과 기도로 저희 지엠피는 올 10월 중앙정책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들로 인해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대표단이 바뀌고 정관이 바뀌고 구조와 조직이 바뀌었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하나님이 성실하게 지엠피를 통해 일하셨고 이제 다시 25년을 향하여 새로운 조직으로 달음질을 해가고 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이곳 저곳을 다녀야 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지난 11월에 다시 알바니아에 들어와 이제 발을 땅에 붙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과정이 위에 설명한대로 참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육체적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한국에서 오기 전에는 목 디스크로 고생하다가 다시 낫는 경험을 했고 지난 주부터는 허리가 갑자기 아파서 움직이기가 힘들었는데 많은 기도와 치료로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변화되는 관계의 역학 속에서 새롭게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들이 도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소속이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변화된 지엠피의 구조 안에서 이제 알바니아 지엠피는 이전과 다른 형태의 팀 구조로 사역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알바니아 지엠피가 함께 “알바니아 목회자 쉼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월 17-19까지 소외되고 지쳐있는 개척교회, 열악한 교회의 목회자 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쉼과 재충전이 있는 컨퍼런스를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각 개별 팀으로 사역을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함께 하는 팀 구조로 사역을 해갈 것 입니다.
저도 앞으로 있을 “선교훈련 & 교회개척 훈련”등에 대한 것도 함께 하는 형태로 가게 될 것 입니다. 현지인 목회자들과 또 다른 선교사님들과 함께 큰 하나님의 나라를 목적으로 주님의 몸을 이루는 일에 수고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신실하게 든든하게 힘이 되어 주셨듯이 앞으로도 계속 하나님이 저를 통해 저희 지엠피를 통해 이루어가시는 일에 동역해 주실 진심으로 부탁 드리며 미리 감사 드립니다.
1월 3일에서 6일까지 서울 이한교회 고등부학생들이 올 해도 어김없이 옵니다. 우리 현지인들이 참 많이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제는 또래 그룹이 생겨서 먼 곳에서 오는 친구를 기다리듯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고등부친구들이 영어캠프를 준비해서 알바니아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무엇을 한다는 것보다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참으로 복되고 귀한 시간임을 압니다. 저들이 사랑으로 서로 교통하며 서로를 축복하는 시간들이 되도록. 우리 학생들이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저들의 인생의 지도를 찾아가는 기회가 되고 이곳에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 이곳에서 저들을 기다리고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돌아가도록 기도해주세요. 전도사님과 두 분 선생님들이 6명의 학생들을 인솔하고 오실텐데 이들에게 지혜와 끊이지 않는 성령님으로부터 오는 힘과 은혜가 넘치도록 기도해주세요. 알바니아를 품고 기도하며 이 땅이 온전한 주님의 것이 되고 주님의 도구가 되도록 기도하는 중보자들이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이제 곧 주님이 오시는 성탄절입니다. 낮은 곳에 오셔서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아무 힘도 없는 실패자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 그러나 그길 만이 세상으로 구하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시는 주님, 그래서 우리도 그 길, 낮은 길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계신 그 주님을 다시 만나는 시간들 되길 빕니다. 목자들이 들었던 그 천사의 소리가 우리 귀에도 다시 들려지는 귀한 복된 성탄절 되시길 빕니다.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평강이로다!”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언제나 샬롬!!
사랑을 입은 자 박미경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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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