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국/최효정[알바니아]2016.09.15.

지난 2년간 GMP 선교회의 협력 선교사 신분으로 지내다가 정회원으로의 허입 과정(서류, 신체검사, 심리검사, 면접, 합숙훈련)을 밟기 위해 두 달 반 가량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에게 한국이란
선교사로서 한국교회에 진 빚이 많아서 한국에 나가기 전, 어떤 만남을 갖고 어떻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위기라고 하는 한국교회를 위해 많이 기도하고 싶은 마음, 일터에서 수고하며 하나님 나라 소망으로 먼 곳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헌금해 주시는 분들과 감사와 은혜를 나누고 싶은 마음. 더하여 한국을 너무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준하와 유빈이가 한국을 경험하고 이후 한국에서 성인으로 살아갈 시간을 준비하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한국의 변화가 너무 빨라 2년만에 방문인데도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깨끗한 도시, 편리한 통신기계, 동네마다 세워진 공공 도서관, 편리한 행정 서비스 등 한국 정말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쩐 영문인지 늘상 뿌연 하늘과 바빠서 알바니아 사람들보다 더 지쳐보이시는 한국분들의 표정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알바니아 선교사이지만 아직 한국을 더욱 사랑하는지 가족 모두가 한국에 웃고 한국에 웁니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 때 한국교회가 선교지 교회에 비교하면 신실함과 열정에 감동해서 울고, 한편으로는 저희 또래 청장년들과 자녀 세대가 세속화의 급속한 영향을 받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까워 울고. 저희 같은 사람을 사역자로 존귀해 대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감동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연로하신 부모님들 뵈며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북핵과 미사일, 지진 등으로 인해 한국을 위해 중보해야할 무거운 짐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고백합니다.

신입선교사 오리엔테이션
2년간 알바니아에서 GMP 현장협력으로 있었는데 이번 여름에 정회원으로 허입되어 신입선교사 오리엔테이션도 받았습니다. 저희가 11년전 신임 선교사가 된 것도 여전히 감격스럽지만 대륙과 나라를 바꾸어 다른 선교단체에서 다시 신입선교사가 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고 은혜였습니다. 나라, 단체에 따라 문화와 언어, 선교정책, 선교전략이 다른데 웬 은혜인지, 웬 고생인지 두루두루 경험하게 되니, 이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야가 넓어지는 특별한 훈련인가 싶어 감사하고 배우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2주간 신입선교사 오리엔테이션 때 겸손히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11년전에는 무슨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이해되지 않던 내용들이 절절이 와닿아서인지 재미있게 집중하며 질문도 하며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선교지나 파송교회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선교지를 놓고 기다리시는 선교사님들을 보면서 비자와 생활의 불안정성, 돌파를 위한 수고와 눈물,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의 고단함, 알파벳부터 새롭게 말을 배워 전도와 설교 하는 데에 이를 때까지 지난한 인내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신임 선교사님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며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 집, 알바니아
한국에서 2달 반의 일정을 마치고 알바니아 공항에 도착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배고픔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금만 먹으도 금세 배가 부르던데… 그것 참 이상합니다. 군대에서도 그렇게 많이 먹어도 꽤나 허기진데 막상 휴가를 나가면 밥생각이 그리 많이 나지 않는 것처럼 알바니아에서 잘 먹으며 지내는데도 이상하게 이렇게 허기짐을 느낍니다. 2년전에는 알바니아 너무 멀다고 비행기와 공항에서 힘들어하던 유빈이가 비행기에서 단잠을 자고 짐도 번쩍번쩍 들고, 준하는 이동시간과 입국게이트까지 가이드를 해주어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시장에 갔는데 상인들이 알아보고 누구는 한국 잘 다녀왔느냐, 누구는 그동안 어디갔었느냐 하며 반가워하여 감사했습니다. 2년이란 시간이 짧지는 않았는지 동네를 지나다니면서도 이웃들이 반겨주는 모습에 처음 알바니아에 도착했을 때와는 다른 편안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실 떠나기 전에 나이 많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 혹시 그동안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나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는데 다행히 모두들 살아계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숫자를 몰라 장에 가서 손가락으로 물어보던게 얼마전인데, 한국에서 돌아오니 아는 이웃이나 친구들 1시간 가까이 엉성하지만 수다도 떨 수 있고. 선교지에서는 작은 성취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기도제목
1. 일상의 삶에서 기도와 말씀으로 기본에 충실하도록, 주님을 매일 깊이 만나며 그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도록, 성령충만하도록.
2. 다시 만나게 되는 이웃들과 더 깊은 신뢰의 관계로 들어가도록, 모두에게 복음을 지속적으로 전할 수 있도록.
3. 언어를 지속적으로, 집중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며 새로운 단어, 표현을 익히도록
4. 준하(12살), 유빈(9살)이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하고 만나도록, 이 세상을 능히 이기는 믿음의 사람으로 자라나도록
후원: KEB하나은행303-04-00004-384(한국해외선교회) / 문의: 02-337-7191, gmfm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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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