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없는 교회에서 비오는 계절에 드린 성탄예배

지붕 없는 교회에서 비오는 계절에 드린 성탄예배

성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는 길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기도하는 중에 문득 우리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마르띠니 라는 이름의 자매 고향동네에 가고자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매의 고향은 차로 약 2시간 30분 걸리는 산골 마을입니다. 올해 5월, 내가 이 땅으로 처음 들어 올 때부터 세계에 뉴스로 전해져 떠뜰썩 하도록 하였던 바로 그 머라피화산 밑 동네입니다.  머라피는 한바탕 소동의 주인공임을 외치듯이 아직도 연기를 품고 있었으나 제가 보기에는 관광 수입 올리기 좋을 정도로 활화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언제 어떻게 이 산을 다시 사용하실 지 아무도 모를 일 아니겠습니까?

12월 23일 하루 일찍 가서 하루 밤을 지내고 오자하여 갔는데 30여년  전 한 외국 선교사님에 의하여 그 마을에 세워진 교회에서 마침 하루 당겨서 성탄 예배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열대의 나라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참으로 잊지 못할 감동적인 성탄예배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드리게 되었습니다.

비가 오면 흙 채 우루루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경사각 45도 이상이나 되는 비탈 밭에다 그동안 30여명의 교인들이 각기 생업으로 이어온 채소농사를 하여 살아가면서 그동안 5평정도의 좁은 교회당에서 좀 더 넓은 교회당을 건축하고자 공사를 시작하여 조금씩 조금씩 벽돌을 쌓아 올렸다고 합니다. 사방 벽채를 완성하고서 문틀까지는 달아 놓았으나 지붕 기와 살돈이 모자라 지붕이 없는 교회로 덩그렁 하늘이 보이는 교회당으로 2년이나 흘러왔다고 합니다. 성전건축 완성을 위하여 부르짖은 성도들의  기도인양 벽돌 한 장 한 장에 서려있는 녹색의 이끼들을 보며 우리 부부는 참으로 묘한 느낌을 갖고서 교회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회를 보시는 성도님이 “오늘 뜻하지 않게 우리의 사랑하는 자매 마르띠니가 가서 살고 있는 가정의 한국인 부부 두 내외분이 우리 동네를 찾아 주시고 이 기쁜 성탄예배에 참석하여 더욱 감사드립니다. 빡 문 그리고 이부 문, 두 분이 마을 찾아 주시고 이 뜻 깊은 성탄예배에 참석하여 주심을 환영합니다.”라고 우리를 소개하여주었습니다.

인근 면소제지 교회에서 빌려온 드럼과 기타, 그리고 신디사이즈로 찬양곡을 연주하는 교회청년들이 더욱 믿음직하게 보이는 성탄예배였습니다. 이 초라한 교회에도 저런 듬직한 청년들을 믿게 하시고 또한 섬기게 하시는 성령님께 감사드렸습니다. 마을 사람 대다수가 무슬림이라 하여도 오늘 하루만은 확성기로 마을이 울리도록 성탄의 노래며 가스펠송을 연주하고 테이프를 틀어대도 “띠닥 아파 아파!(암시랑 안해요)” 라고합니다.  
만나는 마을사람 오랑 무슬림들에게 “수근 나탈!(메리 크리스마스)”를 말해도 모두들 싱글 벙글 웃음으로 응수하며 인사를 받아주었습니다.

인근 도시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신다는 열정이 대단하신 한 인도네시아인 목사님이 초빙을 받아 오셔서 성탄예배의 말씀을 선포하시는데, 본문 말씀으로 이사야서 60:1의 말씀,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를 택하여 외진 곳에 있는 지붕 없는 교회의 성도들에게 주님의 강한 메시지를 대언하셨습니다. 이사야서의 이 말씀은 못난 내가 파송을 받을 당시 받은 주님의 강력한 말씀 이어서 더욱 귀를 곧 세우고 들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먼저 믿음을 가진 여러 성도님 여러분을 향하여 주님은 일어나 빛을 비추라고 하시는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주님의 말씀과 명령에 흡족한 삶을 사는 것일까요? 하고 한 분 한 분 성도들을 일깨우셨습니다. 빛 되신 우리 주 예수님이 탄생 하셨을 적에도 큰 별빛을 본 동방박사들은 바로 짐을 챙겨 그 빛을 따라 길을 떠나 나섰고, 한 밤중 목장에서 밤을 새는 중임에도 목동들은 천사의 소리를 듣고서 주저하거나 미루지 않고 그 별빛을 따라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영광을 얻고 그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는 첫 전도자가 된 것을 우리는 본으로 삼자고 거듭 촉구하였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는 빛으로 오셨고 빛으로 사시다가 십자가에서 영원한 사랑의 빛으로 더욱 찬란하게 우리 인류를 위하여 비취신 우리 예수님, 그리고 영원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부활하신 우리주님, 곧 다시 오실 예수님을, 그 빛 되신 주님을 나의 구원자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고 걸어가는 자, 그리고 그 빛을 아직도 어둠에 있는 수많은 자들에게 전하는 빛의 자녀로서의 삶을 사는 자는 영원한 천국의 영광으로 들어갈 수 있는 특권을 얻게 된다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움츠리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성령께서 새로운 사명을 일깨우시고 주님이 오신 목적과 그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며 성탄의 참 의미를 찾게 하기에 충분하였다고 생각하며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성탄 예배를 시작할 무렵 한 여자 청년이 대표기도를 하는데 성령께서 머리 숙인 우리 모두를, 특히 나를 감동하게 하셨습니다. 울먹이며 이어가는 기도는 참으로 함께 눈물로 올려드릴 수밖에 없는 진정한 감동의 기도였습니다.
“주님, 이 마을에도 수많은 이웃들이 아직도 우리 주 예수님의 태어나심과 오셔서 행하신 엄청난 사랑의 희생의 의미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 사람들을 우리는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어둠의 영에 묶여있습니다. 어찌합니까? 주여! 저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시고 저들도 주님 오신 성탄일을 함께 기뻐하며 감사하는 구원의 은총을 부어 주옵소서. 우리에게 능력을 주시고 담대함을 주셔서 복음을 전하게 하옵소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가 지도자들과 수많은 지도층들이 생명의 길을 택하여 믿음으로 이 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라는 줄거리로 기도하는데 나의 가슴도 뜨거워져서 “맞습니다. 주님, 이 연약한  산골촌락 청년의 기도를 기뻐하시고 주님의 뜻이 이 땅에서 기도의 부르짖음 그대로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라는 확신의 고백과 함께 감사의 눈물이 계속 흘렀습니다.

초라한 산골교회, 지붕이 없는 교회에서 드린 성탄예배는 나의 지금까지의 삶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탄예배였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동역 후원 성도들의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며 일을 하는 터이라 모든 것을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행할 수밖에 없기에 주님이 주시는 마음의 감동을 따라 이날은 우리부부가 한국에서 평소 드리는 수준으로 조촐한 성탄 감사헌금을 가슴 뜨겁게 올려드렸습니다.
해발 2,000미터, 열대지방이라지만 밤에는 차가워서 그 동네에서 이불을  덮고서 하룻밤을 지내고는 아침에 일어나 집주인 되시는 제직 집사님께 인사를 드리려고 찾으니 교회집사님 몇 분과 새벽길을 떠나셨다고 하였습니다. 왕복 하룻길인 기와로 유명한 칠라짭 이라는 도시로 기와를 사러 떠나셨다고 합니다.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합니다.”
지붕이 없는 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애타게 기도하였던지 한국의 성도들로 하여금 이 외진 마을의 초라한 교회 지붕을 마침내 덮게 하시는 주님의 섭리에 감사 감동하여 주님을 더욱 찬양합니다. 지붕 외에도 의자며 내부 인테리어, 마이크 앰프 등등 필요들이 하나하나 다 채워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06. 12. 24. 인니의 머라피산 밑 동네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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