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운/노희정[태국]2013.12.03.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샬롬~ 평안하신지요?
송구스럽게도 참 오랜만에 여쭙는 인사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동역자님’으로 부르는 분들이 저희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하나님의 선물인지, 근 한 해 동안 더 깊이 알게 된 것같습니다. 변함없이, 잠잠히, 한결같이…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 포함되어 있는 세밀한 사랑의속성들을 하나님을 통해서 그리고 또 여러분들을 통해서 느끼고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 두 해 동안에는 가슴에 한이 되는 슬픈 일들이 많았습니다. 잘못된 길로 향해 가는 사역 현장을 어쩔 수 없이 눈물로 떠나야 했던 일과, 사랑하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둘도 없는 동역자였던 동료 선교사님 한 분이 먼저 주님의 품에 안기셨던 일. 한동안 밀려오는 슬픔과 허무함을 견디는 중에 2년 넘게 암으로 투병하시던 어머님, 선교사 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시기 위해 치료를 포기하시고 진통제만으로 버티시던 어머님을 사역 때문에 찾아뵙지도 못하고 힘겹게 기다리시게 하다가 보내드린 안타까움 등이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읽었던 은사이신 교수님께서 ‘일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상이 모여 나의 인생이 만들어진다.’ 하신 말씀처럼 ‘작은 일상’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잊지 않으며 주어진 사역의 길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므앙텅파타나깐’교회에서 주님의 교훈을 따라(막10:42-45) ‘섬기는 자’(Servant Leadership)로서의 삶을 실천하고자 애쓰는 동안 오히려 태국 성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태국교회와 태국사람들에 대하여 조금 더 깊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선교사로서 내가 하고 싶고, 하기 쉬운 일들을 찾아가는 것보다 태국교회가 정말로 필요로 하고, 그분들을 가장 잘 섬길 수 있는 곳에서 순종하고자 하는 마음을 앞으로 도 계속 간직해 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하게도 1년 여 기간 동안 기도해 오던 중 법인이 설립허가를 받았고, 좋은 동료선교사님들과 더불어 한 울타리에서 동역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LSF 법인 산하에서 지난 3월에 시작한 사역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센터를 중심으로 <영어교육>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며, 처음부터 주 사역 목표였던 태국 사역자 자녀(PK)들을 돕고 훈련하기 위해 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므앙텅파타나깐’교회에서는 설교와 성경공부, 찬양지도(성가대, 찬양팀), 주일학교(베치선교사) 그리고 섬김과 주방봉사 사역을 지속하고 있으며, ‘위즈덤 영어캠프’와 ‘남서울교회 단기선교 팀’과의 전도사역을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지난 주에는 태국 침례교단 주최로 열린 ‘이웃섬김’ 연합집회에서 400명 넘는 분들에게 한국의 팥빙수를 대접하여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세 교회 연합으로 태국 북부지방 ‘치앙라이’ 북쪽지역, 라오스 국경부근의 카렌족(산족) 방문 단기선교를 가게 됩니다. 태국 교회들이 소수부족을 위한 단기선교를 정기적으로 실천하는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선교여행입니다. 이를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기도와 중보를 아래와 같이 요청 드립니다.

이스라엘과 아말렉의 전쟁에서 모세의 들린 손이 여호수아의 전투보다 더 중요했던 것처럼 여러분의 기도가 (출 17:10-11), 태국 현장의 역사를 바꾸게 될 줄로 믿습니다.
1. 현재 태국 정치적 상황이 급박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와 반대세력 간에 격렬한권력 다툼이 진행 중이며, 국왕의 생일(12월5일)을 정점으로 큰 변화와 위기가 예견됩니다.
어제는 저희 주거지 인근 람캄행대학에서 총격전으로 여러 명이 죽고, 부상을 입었고, 시위대가 많은 정부공관들을 점거하여 행정 마비를 꾀하고, 경찰청을 습격하여 군부의 구테타를 유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양 진영 모두 부패와 불의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무엇이 정의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태국을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 주셔서 그들이 진정한 평화의 왕이신 하나님을알게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 오는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진행될 <북부산족 방문선교>여행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므앙텅파타나깐, 프라까루나, 그레이스교회가 연합하여 30여명의 대원들이 단기선교길에 나섭니다. 4개 지역의 마을을 방문하게 되는데, 트럭이나 지프차량으로만 접근 가능한 험한 산악지대로 들어간 후에 반나절씩 걸어가서 400세트의 의약품과 520여 자루의 의류 및 기타 구호품들을 전달하고, 전도와 의료봉사 등을 실행하게 됩니다. 식사공급도 어렵고 식수와 모기를 통한 말라리아 전염의 위험 및 말라리아 예방약의 부작용이 있고, 저를 포함하여 운전을 맡은 사람들은 12-16시간 동안 밤을 새워 운전을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소들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주시고, 복음전도와 구호활동 가운데 은혜를 부어 주시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3. 므앙텅파나타깐교회 <넨씨>성도님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60세가 넘으신 분이시지만 교회에서 회계를 맡고 계시고,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시는 좋은 분이신데, 이번 주일에 갑자기 뇌출혈 증세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입원하셨습니다. 혈압이 200 가까이 올라가서 떨어지지 않는데도 병원에서는 아무런 주사도 약도 주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네요. 가난한 사람들이 무료로 진료 받는 병원이라 치료가 너무 부실해 보입니다. 넨씨 성도님은 싱글이 시고 건강이 좋지 못한 여동생 외에는 돌볼 가족도 없으십니다. 교회 남자성도들이 모두 단기팀으로 떠나 있어서 응급 상황이 발생할까 걱정입니다. 주님을 돌보심과 빠른 치료와 회복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4. 12월 성탄축하 예배 및 행사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주일학교 프로그램 준비, 찬양대 연습, 주변 이웃 전도 등등 분주한 시간들 동안 기쁘게 준비할 수 있도록,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과 자녀들의 학습(홈스쿨), 연말까지의 사역 마무리 등을 위해 기도부탁드립니다.
사역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사진도 첨부하고, 편지도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여의치가 않네요. 투박한 편지를 통해서라도 감사와 신뢰의 마음이 잘 전달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한국은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고 들었는데,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고 늘 주님 안에서 평강하시기를 손 모아 간구합니다.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2013년 12월 1일
태국에서 이창운, 노희정, 사랑, 평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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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섬김, 그들의 교회, 하나님의 나라